<봄이야 봄>

조회 수 2242 추천 수 0 2005.03.17 10:42:00
삽들고 호미들고 양동이 하나 들고
둘레둘레 산밑밭으로 갔다.
얼마만치 싹이 돋았나~
궁금도 하거니와~

어제 보이~
섬두메부추가 잘라묵어도 될 정도로 애기손가락만치~ ㅎㅎㅎ
자랐더라구~
해서 오늘저녁 메뉴로~ 당첨!!! 되었걸랑...

지들멋대로 산도라지될라카는 도라지도 캘겸 겸사겸사~
이야... 도라지.. 어디서부터 캐야하나...
이리저리 삽질해보이~
땅이 한삽밑으로는 아직 얼었다.
안 먹힌다.
또 이 밭은 돌밭이라 삽질이 당췌~ 힘들다.

그래도 호미로 긁적긁적~
삽으로 끙차 끙차~
그래~ 깊이도 들어갔다~
너 안 나올래~ 내가 들어가까~
언넝 나와라~ 끙차~

산도라지밭에 더덕씨가 언제 쥔몰래 날라들어와~ 사이좋게 자라고 있었나~~
도라지 캐는데 왜 더덕이 불쑥 튀나오능겨?

겨우겨우 엉덩방아찧어가며 캔 거이 반양동이~ 에혀...
그래도 엄청 굵다. 대단하다~
3년에서 4년 된 놈들이라~
군데군데 썩어 허물만 덜렁 남아있는 놈들도 있다.

에구 아까바라...
작년에 캤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올봄에 다 캐야지싶네... 다 썩겠다 썩겠어~~
파서 딴데 옮겨심어야쥐이~ 그래서 6년생 맹글어봐야쥐이~

근디... 말여~
이거야 원~ 땅이 녹아야 뭘 어째보지???
도무지 삽질이 안 먹히는데...

도라지 옆에 두메부추가 이뿌게 자라고 있어
가지고 간 칼로 싹둑싹둑~ 잘라갖고 왔다.
오는 길에 쑥부쟁이 순도 잘라오고~

학교파하고 온 작은놈 뚤레뚤레 엄마 뒤를 호미들고 따라온다.
지도 뭔가를 캐보겠다고~
도라지밭에 불쑥 쳐들어간 작은놈~

"이야~ 이야~ 여기도 있다~ 또 있다~ 어어~ 또 있네~
여기 일곱뿌리가 한꺼번에 있어~~
엄마~~~~~~~~~~ 어떻게 하지??"
소리소리 지른다.

"그거 니가 다 캐라~~"
매정한 엄마~ ㅋㅋㅋ

조막손 호미로 캐다캐다~ 도로 슬쩍 묻어버린 작은놈!!
내도 못 캐는데~ 니가 캐랴?? 으흐흐~~ 나 심술엄마~

매화나무에 애기꽃몽오리~ 가지마다 다닥다닥~
한참 입벌리고 구경하고...

기린초 너무 이뿌게 자라있길래 한포기 슬쩍~
화분에 심으려고...
섬초롱 두어 포기 슬쩍~ 캐왔다.

작은놈 화분에 심자고 성화...
할아버지 꽃밭에 빈 화분이 많은걸 봐놓았걸랑~
꼬맹이랑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서 막 가져온다.
난중에 할배한테 혼나문 어칼라고 이눔들이...

섬초롱 화분은 꼬맹이 거~
기린초 화분은 작은놈 거~
큰놈은 관심엄따~ 갸의 초관심사는 메이플과 워크레프트인지 머시깽이닷!
시방 지 등뒤에서 먼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당췌 관심없는 놈이 그놈이다...

그나저나 이 도라지들 어카냐...
나무꾼 오걸랑 다 해달라 해야쥐이~
"이거 까주면~~ 도라지무침 해주께에~~~"

산밑밭에 냉이가 좌악~ 깔렸다.
이제 저놈들 안 이뿔때가 곧 닥치는데~
다 어케 작살내지???

산마늘 촉이 너무너무 이뿌게 여기저기 돋아나서~
한참을 돌아댕기며 숫자 세어놓고~ ㅎㅎㅎ
곰취랑 참취랑 안 나오고 땅속에서 뭐하나~~~ 긁적긁적~ 뒤져보고~ ㅋㅋㅋ
섬초롱들~ 번식력 대단하드라~~
쑥부쟁이는 밭둑을 온통 점령했드라~~ 음! 좋아!!!
개미취는 잎이 너무 작고 작아서~ 차마 뜯어오질 못 하겠드라~
니는 좀 기둘려!

쑥부쟁이순 한 바구니~
두메부추 한 바구니~
도라지 반 양동이~

자아...
이걸 어케 다 다듬지???
또 일거리 장만혔네...

작은놈 옛날 사진들쳐보다가
그 옛날 <할배꽃밭>을 봤다.
"이야~ 우리도 이렇게 가꾸자~~
맨땅 맨흙이 좋은데 왜 세멘으로 마당을 했어~
우리는 마당 세멘하지 말자~~ 나뿌다!"

할배꽃밭은 <원시> <야성> 그 자체지...
할매가 그 꼴을 도저히 못 봐넘기셔서~
마당을 확~~ 세멘으로 뒤덮어버리셨잖냐...
니나 내 눈에는 좋게 보여도~ ㅎㅎㅎ

그래~ 이제 마당 넓어지면~
우리도 그렇게 가꾸자...
이번엔 나무꾼이 난리가 날지라도!!! ㅎㅎㅎ


큰뫼

2005.03.17 00:00:00
*.155.246.137

도라지의 한계는 3년입니다.
3년간 그 밭에 있는 양분을 모두 흡수한 이유랍니다.
장생도라지 이성호 사장님도 3년마다 옮겨심는 이유랍니다.
인삼의 한계는 6년이지요.
도라지가 20년 이상이면 산삼의 버금가는 효능을 갖고 있다는 것은 아시죠?
일단은 땅을 살려서 작물을 길러야 한답니다.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세인.영인맘

2005.03.17 00:00:00
*.155.246.137

시골살이가 쉽지는 않을터인데 어쩜 이렇게 잼나게 사실까요?
꼭 한번 그곳에 가보고 싶어요.
세인이랑 영인이랑 데리고...
나물 뜯는게 눈에 아롱삼삼 합니다.

정예토맘

2005.03.17 00:00:00
*.155.246.137

큰뫼님요~ 그래서 올해 다 캐고 새로 옮겨심기로 했어요.
거의 산도라지수준입니다요~
향이 대단하던걸요...

세인.영인맘님요.
지가 이리 천방지축으로 삽니다.
언제라도 인연이 닿으면 뵙지요~
꾸벅!

이렇게 물꼬게시판에 불쑥불쑥 허락없이??? 글올려놓고~ ㅎㅎㅎ
샘님들한테 안 혼날려나 몰러유~ ㅎㅎㅎ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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