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유학교 물꼬입니다.
백일곱번째 계절 자유학교가 점점 더 여름 한가운데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흥도 날마다 더해가구요,
가끔 응답기에 잘 있는지 궁금하다고 전화달란 메모가 남겨져 있던데,
걱정마십시오.
온 산과 들이 그리고 이곳의 어른들이 아이들을 돌보며,
모두들 너무나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근데 저희를 정말 힘들게 하는 것은 다른 데 있습니다.
썩 마음 내켜 하지 않는 아이를 보내기 위해서,
그래서 안심시키려고, 그러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정 힘들거나, 하기 싫으면 며칠 뒤 데리러 가겠다 약속하신 부모님들이 계신 가봅니다.
그런 약속은,
우선 아이가 참 잘 지내고 있다가도 계속 그 약속에 신경을 씁니다.
그러면 완전히 포기하고 이곳에 몰두하기 어렵지요.
이곳이 아주 몹쓸 공간이 아닌 바에야, 이것은 오히려 아이를 더 힘들게 합니다.
그리고 부모님들도 계속 신경을 쓰셔야겠지요.
무엇보다 여기서 아이를 만나고 있는 어른들을 너무나 힘들게 합니다.
(결코 부모님이 될 수 없지만)
부모님처럼 그 아이를 보려 해도, 이미 그 아이 마음은 다른 데 가 있으니까요.
잘 지내다가도, 어른들을 보면 물어봅니다.
며칠 뒤, 자기가 갈 수 있냐고...
좀더 물꼬를 믿을 수 있을 때, 아이를 보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두가 정말 뜨겁고 사랑 넘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