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찔레꽃방학 때의 일입니다.
물꼬 아이들 중 유일하게 1학년 신기와 종훈이만 남았습니다.
평소에는 서로 놀리고 때리고 도망가고 잡으러가고 울고 그러더니,
찔레꽃 방학 때는 어찌나 친하게 지내던지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손도 꼭 잡고 다니구요,
저녁에 종훈이 데리러 온 종훈이 아버님에게, 둘은 너무나 애처로운 눈빛을 보내더니 함께 자는 것도 성공했지요.
신기네 가족이 김천에 놀러갈 때도 종훈이는 따라갔습니다.
한날이었지요.
둘은 변함없이 사이좋게 놀고 있었습니다.
같이 딱지를 접고 있더군요.
다섯 개만 접어서 닥지치기를 하자고 했습니다.
손이 빠른 신기가 먼저 접고는, 종훈이가 다 접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근데 점점 지루했나 봅니다.
신기는 종훈이에게 열 개 접어서 하자고 했습니다.
종훈이도 그러자 했지요.
근데 열 개를 다 접은 신기는 또 심심했습니다.
게다가 옆에서 딱지 두 개를 접는데 성공한 신기 동생 기윤이가 딱지 두 개를 형한테 주는 바람에 신기 M지는 열 두 개나 됐지요.
신기는 옆에서 칠판에 책을 세워두고 바람을 일으켜서 쓰러뜨리기를 하는 등 나름대로 무료함을 달래고 있었습니다.
도저히 안 되겠는지, 신기는 열 다섯 개 접어서 딱지치기 하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날 둘은 끝내 딱지치기를 못했답니다.
딱지 갯수를 맞추지 못해서...
밤 깊도록 딱지만 접고 또 접고 또 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