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운다는거...

조회 수 1183 추천 수 0 2006.12.07 10:29:00
아이를 생각이 다른 사람들 속에서 키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마음이 밝게 키운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올해 들어 가장 파란만장한 일주일 보내고...
마음에 상처가 났을 아이들을 위해 어린이집 시절 친구를 만나고 왔지요.
대도시에서나 있을 법한 패밀리 레스토랑 생일상을 받는 같은 생일 친구덕분에 친구가 한명만 오는 생일 상을 받아야 했을 쌍둥이의 아픔을 덜어주고 왔지요.
한번도 레스토랑을 가본 적이 없다는 시골아이들의 마음을 이용해서 친구가 없다는 아들의 생일상을 차려준 엄마 덕분에 전 일주일 내내 속앓이를 했지요.
왜 친구가 없겠습니까?
전학온지 일년이 다 되어가는 그 아이.
친구들의 잘못을 고자질 하는 버릇에 친구가 없다는 것을 모르는 듯한 엄마.
생일상 거하게 차려주면 친구가 생긴다고 말하데요.
울 쌍둥이도 같은 날 생일이라 보내지 못할 것 같으니 울 쌍둥이 자리는 비워 달라고 했더니..
그럼 애들이 갈리냐?고 반문하데요.
할 말이 없더이다.
몇 시간 지나니 반대표엄마 전화가 왔지요.
돈 반 부담해서 함께 레스토랑에서 하면 안되겠냐고요.
일언지하에 거절했더니...
쌍둥이가 받을 충격도 생각해 보라데요.
반 애들이 전부 그곳으로 간다고요.
저녁 나절 아이들과 이야기를 했지요.
너희도 그런 곳에서 생일 파티하고 싶냐고요.
애들은 좀 속상한 기색을 보이긴 하더니 금새 집에서 하겠다네요.
단 한명이지만, 진심으로 자기들을 축하해주는 친구가 올꺼라 괜찮다고요.
가슴 한편으로 싸한 바람이 불기는 했지요.
어린 것들이 너무 철이 일찍 들어서...

그일이 있고, 이틀이 지났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와 늦은 밤 이야기를 나누다 통곡을 했지요.
컴퓨터 수업이 끝나고, 교실을 나오려고 하는데...
천천히 간다고 뒤에서 한 아이가 밀어서 넘어진 모양입니다.
일어날 겨를도 없이 누군가 "밟아"라는 말을 했고, 여자아이 세명이 큰애를 밟았답니다.
머리에서 발까지..
옆에서 지켜본 친구 말을 들어보니...
눈으로 보면서 밟았다데요.
안그래도 그동안 쌍둥이가 무서운 여자친구들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자주했었는데...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는 학교에 쫓아갔지요.
학부모들을 오라해서 화를 냈지요.
그랬더니 학부모들 말은 더 어이없게 했지요.
우리 쌍둥이도 때리라고 시키라고요.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요즘 세상 이치라고요.
왜 애를 바보로 키우냐고요.
어이가 없어서 그냥 나와 버렸습니다.
그리 말하는 부모들 앞에서 무슨말을 하겠습니까?
몇시간뒤 한 학부모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애는 멀쩡한 것 같데요.
일부러 그런거 아닐테니 괜찮아요.
라고 말하더라면서 애가 연극을 아주 잘하더라"데요.
또한번 억장이 무너지더군요.
그리 아이가 말 할 정도면 어제밤에 얼마나 아이를 얼르고 달랬을지...
그 부모는 생각을 못하는 듯 하더군요.

정말 힘든 일주일이었습니다.
생각이 다른 이들 틈에서 아이를 내 마음으로 키운다는 게 정말 힘들다는 생각이 절실했던 한주였답니다

함형길

2006.12.08 00:00:00
*.155.246.137

듣는 제가 화가 나네요. 힘내세요 은숙샘! 재치있고 밝은 녀석들이니 곧 툭툭털어 버릴겁니다.

소희

2006.01.05 00:00:00
*.155.246.137

그런일이 있었나요..너무 화가나고 어이가 없어 눈물이 납니다.
성현빈이 참 착하고 예쁜 아이들인데..
강한 아이들이니 잘 이겨낼수 있을겁니다. 너무 걱정 마세요.
제가 한국에 있으면 한번 들릴텐데.. 너무 안타깝네요.
아무쪼록 힘내시구요 성현빈이에게도 안부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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