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아래
허수경
밤이었구요 공중에서 흐르는 것들은 아팠는데요
쓸쓸함을 붙잡고
한세상 흐르기로는
아무려나
흐를 수 없음을 이겨내려구요
고운 것을 바라보는
당신의 마음빛이
저 불빛을 상하게 하네요 당신이 불쌍해
이 命을 다하면 어떻게 하려구요
나무 한 그루를 심고 기다리는 이
또 한 그루를 마음속에 옮겨놓고 기다리는 이
그러나 여전히 설레이는 명은 아파요
명의 갈 길은 어쨌든 움직이는 거지요
움직임 당신의 움직임 당신이 불쌍해
밤이었구요
흐르는 것의 몸이 흐르지 못한
마음을 흘러 저 燈이 나그네 하나쯤 거느릴 수 있으려면
아무려나 당신 마음의 나그네가
내 마음의 나그네를 어디
먼 빛으로나마 바래 줄 수 있을려구요
밤이었구요
꼭 한편에 시같아요.
글 너무 잘쓰시는거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