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르고 벼렸던 빈들모임 옥샘과 통화할때마다 조만간 찾아 뵐께요..
말씀만 드렸는데 드디어 이번에 물꼬에 점을 찍고 왔다.
빈들모임 모임이라는 말에 왠지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꼈고 수행이라는
말에 어색함이 있어 잘 하고 올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었는데...

모임과 수행은 거창한 단어에 불과했고 놀고 먹고 쉬고 왔다.
친정집에 다니러 온 듯한 느낌...
수행은 거창한게 아니였다. 잡 생각 없이 즐겁게 놀고 편하게 쉬고
걱정거리가 사라진다면 그 모든 것들이 수행이 아닌가 싶다.

처음 교문을 들어 설 때 하다가 반겨 주었다.
친구가 왔다며 아주 좋아라 하더라...
처음 오신 분들을 위해 하다가 학교 여기 저기 구석구석 알려 주었다.
가이드 말을 잘 안 듣는 다면서 타박도 한다. ㅎㅎㅎ
처음 가시는 분들 가이드 말 잘 들어야 합니다(하하하)

운동장에 잡초들이 무섭게 자라 올라 있었다.
첫번째 수행은 맛나게 점심을 먹고 풀 뽑기...
으아!! 땅이 좋아서 일까. 지렁이들이 물꼬 운동장으로 엄청나게
이사를 와 있었다. 어른 비명 소리가 멈추질 않았다.
아이들은 좋아라 손으로 지렁이를 잡고 어른들을 놀리고 지렁이
달리기를 시켜 보기도 한다. 한 지렁이 정신이 없어서인지 자꾸 뒤고
가니 아이들이 똑 바로 가라 야단도 친다.

10년 전의 10억짜리 소나무 한구루가 너무 인상적이였다.
적송이였는데 그 모습이 어찌가 멋지고 아름답던지... 사람이
억지로 만들어 놓은 분재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예사롭지가 않았다. 흠 10년 전에 10억이였으면 지금은...
조만간 한 밤중에 조용히 이 소나무를 파러 와야겠다.
이런 이~~런 수행을 하고 왔는데 현실로 돌아와 벌써
이런 생각을 하다니 끌끌끌...

분명 아무 한 일이 없었는데 벌써 해가 지고 있었다.
식당에 들어와 앉았는데 비가 억수로 쏟아 진다...
낮동안 비가 오면 어떡하나 걱정했었는데 우리들을 위해서일까
저녁에 비가 내려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저녁 메뉴는 월남쌈 그 맛이 귀가 막히다.
옥샘의 손은 아마도 마술 손... 언제 이렇게 뚝딱 만드셨을까 의아했다.
집에서는 야채에 손도 안대는 이 녀석도 맛있다 하면서 엄청 먹는다.
옥샘 왈 “ 제발 애들 집에서 잘 좀 먹이세요 ”라고 하신다.
이렇게 맛있는데 당연히 평소보다 많이 먹을 수 밖에 없다
이렇게 하루가 저물고 있다.
한밤중 한국전 월드컵 경기가 있어 남자들은 경기 시청을 하고
여자들은 피곤해 잠자리에 누워 하루를 마감하였다.

다음날 100배 절 명상을 하는 시간이 있었다.
하는 동안 원하는 소원이 있으면 간절한 마음으로 하라 하셨는데....
이상하게 소원을 원하기 보다는 감사함이 더 느껴지는 시간이였다.
이곳에 와 있는게 감사하고, 이런 분들과 만나고 있다는 거에 감사하고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울컥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꾹 참았다.

점점 헤어지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사실 다가올 아이의 미래에 대해 얘기하고 의논을 나누고 싶었지만
의논을 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레 답을 찾은 것 같아서 너무 좋다.

잔잔함 속에 꿋꿋한 나무가 숨겨져 있었던 옥샘...
정신적은 면은 어른이지만 그래도 아이인 하다...
그 뒤를 든든하게 지켜주고 계시던 옥샘의 짝꿍이며 하다의 아빠...
19금 복장을 아이를 통해 연출 시켰던 미래의 축구 선수들로
키우실 친구처럼 보였던 형제를 둔 부부...
큰 녀석 “언제 집에가” 라고 노래를 열심히 불렀다.
형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소울이... 그리고 너무나도 예쁜 부부
소울이 엄마, 아빠...
수다만 엄청 떨다 시간을 다 보낸 조씨 페밀리...
조만간 한국을 떠나 있을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은 결국 마음이더라
라고 말씀 하신 젊은 샘...
우리를 위해 월드컵 시청을 하게 장소를 마련해 주신 젊은 삼촌...

이런 분들을 만나 1박 2일은 웃음으로 채울 수 있었다.
모두들 아쉬운지 쉽게 자리를 뜨질 못했지만 또 만나자
약속하고 빈들 모임을 마감했다.

사실 아무것도 한 게 없는 왜 이리 마음은 즐거울까.
물꼬의 힘인가?

편안한 자리 마련해 주신 옥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모두들 내가 살면서 기억 한 부분을 언제까지나 채우고
있을 것 같습니다.
반가웠었습니다.

흠!! 옥샘...
실토할게 하나 있는데요..
저 물꼬 밖 남의 담벼락을 통해 보리수와 앵두 따 먹었어요..
너무 먹고 싶었거든요..
앞으로 조심하겠습니다.
죄송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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