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4일 나무날 흐리다 눈
고맙지요,
참말 고맙지요.
아이들이 방학해서 학교를 떠나기 전
서운치 않을 만치,
그리고 오가는 데 길이 힘들지 않을 만치,
눈이 내려주었습니다.
얇으나마 운동장을 하얗게 덮어주었지요.
오전엔 저들끼리 학술제를 위한 준비로 연습을 했다는데,
남이 할 때 듣느라 좀 지루하긴 했다는데,
뭐 했다고는 합니다.
오늘에 이르니,
애쓴 놈 그렇잖은 놈이 확연히 표가 납니다.
장구를 곧잘 치던 류옥하다 선수,
이젠 젤 처지지요.
그걸 또 저는(자기는) 못견뎌합니다.
혜연이가 실실 놀렸지요.
더 열이 난 하다입니다.
"아이구, 눈치없이..."
살짝 눈 흘기는데 입빠른 그가 되받습니다.
"눈치 보는 거 나쁜 거잖아요."
기어이 한소리합니다.
"눈치를 아는 것과 보는 건 다른 문제지."
그래요,
눈치를 보며 억압될 건 아니나
눈치는 알아야지요.
그건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고
다른 이에 대한 배려로 이어지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