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끄러미


달이 못을

못이 달을


개미가 아이를

아이가 개미를


내가 너를

네가 나를


내가 나를

내가, 내 안에, 나를,



바람이 이제 좀 잦아드나 싶은.

그러나 오후로 가며 세지더니 이 밤 또 거칠다, 사흘째.

그렇게 다시 기세는 넘어오는 물처럼 산마을로 몰린다.

간밤에는 우두령을 넘는데 눈보라가 다 쳤고나.


“그리 바빠서 순간도 낼 수 없는 생이 무슨 네 생이냐?”

그러게. 차를 마실 짬도 없는 생이 무슨 내 생이겠는가.

차를 낸다.

정산포종 봉황단총 동방미인,

그리고 백계관 수금귀 대홍포 철라한을 만들고 난 줄기를 가지고 발효시킨 무이암차.


학교에 몇 가지 손봐야 할 일을 위해 멀리서 목수 일을 하는 벗이 오기로 했다.

주말에 오기로 했으나, 그러다 나무날 쯤 오겠다 했는데, 내일이 나무날인데,

소식 없다.

오지 못하고 있는 마음이 어떨까 싶어 연락도 못했다.

당장 자꾸 내려가는 교무실 차단기가 제일 급한 일로 줄을 섰는데...

하지만, 오면 올 테고, 못 오면 또 못 오는 일일 것.


고교생들은 첫 모의고사를 쳤고,

아이들은 남은 날들이 아득타.

네가 알든 모르든 내 생은 흘러간다.

누가 알든 모르든 내 생은 고단하다.

아는 게 무슨 소용이랴.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아희들아, 그냥 그리 걸어가 보는 거다.

무엇인가에는 닿지 않겠느뇨.


이번 학년도는 고교 세 학년이 모두 다른 입시제도를 향한다.

고3, 올해 수능은 지난해와 같은 유형으로 출제된다.

국어ㆍ수학은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 중 하나를 골라 보는 '수준별 수능'이다.

영어는 지난해 수능에 이어 한 가지 유형으로 통합형 출제.

반면 2017학년도 입시는 발표한 수능 개편안에 따라 시험을 치른다.

국어는 단일 유형으로 통합되고,

수학은 문과ㆍ이과에 따라 각각 가ㆍ나형으로 출제.

그리고 한국사가 수능 필수 과목이 포함된다.

고1 학생이 응시할 2018학년도 입시는,

상대평가 방식이던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된다.


첫 모의고사를 치고 얼마나들 무성한 말들에 흔들릴 것인가.

소문에 휘둘리지 말 것,

모의고사 출제기관이 수능 출제기관이 결코 아님.

전체 총점에 연연하지도 말 것,

자신이 더 잘 알겠지만, 자칫 점수를 올리기 쉬운 영역에 치중하기 쉬우니.

게다 그 총점으로 갈 수 있는 대학 정보란 것도

복잡한 입시 구조에서 모의고사 성적으로 어느 대학이라 언급하는 거 결코 쉬운 게 아니니

그거 너무 믿지 말 것.

“얘들아, 경향이 어찌 되더라도 우직하게 공부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학생부 종합이고 자기소개서고 성적의 바탕 위에 의미를 갖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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