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5.11.나무날. 맑음

조회 수 781 추천 수 0 2017.06.13 00:51:22


‘예술명상’ 수업이 있는 날.

봄바람을 온 몸으로 부르고, 연대의 기도를 추었다.

연대의 기도는 강강술래의 청어엮기를 응용한.

아이들이 벌써부터 2학기는 안 오시냐 물었다. 고맙다.

입 한 번 뻥긋하려면 사흘 밤낮이 걸리겠는 한 아이가

다음에는 무슨 춤 하냐 물었다. 기뻤다.


인근 한 초등학교에서 특강.

학부모 참관 날이었다.

체육관에서 전교생들과 학부모들과 강강술래로 놀다.

학생주임샘이 뒷소리를 도왔고, 교감샘이 쇠를 들고 함께하셨다.


저녁에는 어른 예술수업.

한동안 한지를 가지고 놀고 있다.

커다란 두렛상 하나와 등을 두어 개 만들어볼까도 생각하는.

덕분에 학교 살림도 느는.

지난번에 서랍장이 두 개나 생기고 너른 쟁반도 하나 들이고 휴지통 하나 뚜껑도 갖춘.


돌아오다 나무작업하는 영욱샘네 들리다.

물꼬 연어의 날 장승깎기 퍼포먼스 하면 좋겠다는 생각.

운동장 한켠 마침 널부러진 나무도 치울 겸.

오마 하신다.


밤,

송담주를 담갔다, 김소장님이 민주지산에서 캐주고 가신.

남도의 선배 한 분이 송담을 끓여 마시며 오래 앓은 무릎을 고쳤다.

술 좋아하는 가까운 벗(물꼬 논두렁이기도 한)이 무릎으로 고생하기 그거 술 담그면 되겠네 한.

고혈압을 가진 그를 위해 겨우살이도 찌다.

언젠가는 풋 거를 달였더니 먹기가 거북했더라.

차처럼 마실 수 있도록 아침에 나가면서 한 번 쪘고, 밤에 다시 쪘다.

내일 아침 다시 찌고 말릴 것이다.


소식 뜸한 한 선배의 소식을 다른 편으로 듣다.

오늘 포털사이트의 뉴스거리였다나, 페이스북에 당신이 올린 글 때문에.

물꼬의 목공작업 공구들은 갖춰주었던 선배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선배의 커피가게를 드나든 단상이었다고.

사는 일이 실시간으로 이리 속속들이 다 펼쳐지는 세상이라니.

그래서 재미가 없어졌다. 설레고 짐작하는 것들이 주는 즐거움이 사라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 2017. 5.11.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7-06-13 781
4635 2017. 5.10.물날. 낮 비, 내일이 보름인 달 옥영경 2017-06-13 721
4634 2017. 5. 9.불날. 비 / 범버꾸살이 아흐레 옥영경 2017-06-13 768
4633 2017. 5. 7~8.해~달날. 맑음 / 범버꾸살이 이레 여드레 옥영경 2017-06-13 774
4632 2017. 5. 6.흙날. 맑고 바람 몹시 물었다 / 범버꾸살이 엿새째, 미궁 2차 잔디심기 옥영경 2017-06-09 820
4631 2017. 5. 5.쇠날. 흐리고 비 / 범버꾸살이 닷새째 옥영경 2017-06-09 821
4630 2017. 5. 4.나무날. 밤비 / 범버꾸살이 나흘째 옥영경 2017-06-09 917
4629 2017. 5. 3.물날. 맑음 / 범버꾸살이 사흘째 옥영경 2017-06-09 758
4628 2017. 5. 2.불날. 맑음 / 범버꾸살이 이틀째 옥영경 2017-06-08 777
4627 2017. 5. 1.달날. 맑음 / 범버꾸살이 아흐레를 열다 옥영경 2017-06-08 786
4626 2017. 4.29~30.흙~해날. 맑음 / 봄학기 주말 산오름 시작 옥영경 2017-06-08 756
4625 2017. 4.28.쇠날. 맑음 / ‘아침뜨樂’ 미궁 잔디 심기 옥영경 2017-06-08 990
4624 2017. 4.26~27.물~나무날. 먼 곳 먹구름 옥영경 2017-06-03 733
4623 2017. 4.24~25.달~불날. 가끔 구름, 불날 한밤 한 시간 여 몰아친 비 옥영경 2017-06-03 838
4622 2017. 4.23.해날. 맑음 옥영경 2017-06-03 746
4621 2017. 4.22.흙날. 맑음 / ‘온 우주’ 잔디 모아주기 옥영경 2017-06-02 763
4620 2017. 4.21.쇠날. 맑음 옥영경 2017-06-02 694
4619 2017. 4.20.나무날. 흐리다 비 조금 / 다 선생 탓이다 옥영경 2017-06-02 782
4618 2017. 4.19.물날. 해와 해 사이 천둥 번개 소나기 / ‘아침뜨樂’ 연못 방수공사 이틀째 옥영경 2017-05-30 824
4617 2017. 4.18.불날. 해, 소나기, 천둥, 번개, 태풍 들의 진열장 / ‘아침뜨樂’ 연못 방수공사 옥영경 2017-05-30 83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