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5.11.나무날. 맑음

조회 수 794 추천 수 0 2017.06.13 00:51:22


‘예술명상’ 수업이 있는 날.

봄바람을 온 몸으로 부르고, 연대의 기도를 추었다.

연대의 기도는 강강술래의 청어엮기를 응용한.

아이들이 벌써부터 2학기는 안 오시냐 물었다. 고맙다.

입 한 번 뻥긋하려면 사흘 밤낮이 걸리겠는 한 아이가

다음에는 무슨 춤 하냐 물었다. 기뻤다.


인근 한 초등학교에서 특강.

학부모 참관 날이었다.

체육관에서 전교생들과 학부모들과 강강술래로 놀다.

학생주임샘이 뒷소리를 도왔고, 교감샘이 쇠를 들고 함께하셨다.


저녁에는 어른 예술수업.

한동안 한지를 가지고 놀고 있다.

커다란 두렛상 하나와 등을 두어 개 만들어볼까도 생각하는.

덕분에 학교 살림도 느는.

지난번에 서랍장이 두 개나 생기고 너른 쟁반도 하나 들이고 휴지통 하나 뚜껑도 갖춘.


돌아오다 나무작업하는 영욱샘네 들리다.

물꼬 연어의 날 장승깎기 퍼포먼스 하면 좋겠다는 생각.

운동장 한켠 마침 널부러진 나무도 치울 겸.

오마 하신다.


밤,

송담주를 담갔다, 김소장님이 민주지산에서 캐주고 가신.

남도의 선배 한 분이 송담을 끓여 마시며 오래 앓은 무릎을 고쳤다.

술 좋아하는 가까운 벗(물꼬 논두렁이기도 한)이 무릎으로 고생하기 그거 술 담그면 되겠네 한.

고혈압을 가진 그를 위해 겨우살이도 찌다.

언젠가는 풋 거를 달였더니 먹기가 거북했더라.

차처럼 마실 수 있도록 아침에 나가면서 한 번 쪘고, 밤에 다시 쪘다.

내일 아침 다시 찌고 말릴 것이다.


소식 뜸한 한 선배의 소식을 다른 편으로 듣다.

오늘 포털사이트의 뉴스거리였다나, 페이스북에 당신이 올린 글 때문에.

물꼬의 목공작업 공구들은 갖춰주었던 선배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선배의 커피가게를 드나든 단상이었다고.

사는 일이 실시간으로 이리 속속들이 다 펼쳐지는 세상이라니.

그래서 재미가 없어졌다. 설레고 짐작하는 것들이 주는 즐거움이 사라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4654 131 계자 이튿날, 2009. 7.27.달날. 쌀쌀한 아침 옥영경 2009-08-01 1478
4653 131 계자 사흗날, 2009. 7.28.불날. 비 지나다 옥영경 2009-08-02 1321
4652 131 계자 나흗날, 2009. 7.29.물날. 잠깐 흐리다 맑아진 하늘 옥영경 2009-08-03 1085
4651 131 계자 닷샛날, 2009. 7.30.나무날. 잠깐 먹구름 지나다 옥영경 2009-08-06 1155
4650 131 계자 닫는 날, 2009. 7.31.쇠날. 맑음 옥영경 2009-08-06 1309
4649 2009. 8.1.흙날. 맑음 / 132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09-08-06 1040
4648 132 계자 여는 날, 2009. 8. 2.해날. 한 때 먹구름 지나 옥영경 2009-08-07 1239
4647 132 계자 이튿날, 2009. 8. 3.달날. 빗방울 한둘 옥영경 2009-08-09 1422
4646 132 계자 사흗날, 2009. 8. 4.불날. 맑음 옥영경 2009-08-09 1322
4645 132 계자 나흗날, 2009. 8. 5.물날. 보름달 옥영경 2009-08-11 1223
4644 132 계자 닷샛날, 2009. 8. 6.나무날. 마른비에다 소나기 옥영경 2009-08-12 1442
4643 132 계자 닫는 날, 2009. 8. 7.쇠날. 오후 비 옥영경 2009-08-13 1116
4642 2009. 8. 8. 흙날. 저녁답 먹구름 / 133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09-08-13 1017
4641 133 계자 여는 날, 2009. 8. 9.해날. 회색구름 지나 오후 볕 옥영경 2009-08-14 1220
4640 133 계자 이튿날, 2009. 8.10.달날. 흐림 옥영경 2009-08-22 1210
4639 133 계자 사흗날, 2009. 8.11.불날. 비 오다가다 옥영경 2009-08-25 1261
4638 133 계자 나흗날, 2009. 8.12.물날. 흐리고 비 가끔 옥영경 2009-08-27 1197
4637 133 계자 닷샛날, 2009. 8.13.나무날. 갬 옥영경 2009-08-29 1037
4636 133 계자 닫는 날, 2009. 8.14.쇠날. 맑음 옥영경 2009-08-31 1143
4635 2009. 8.15.흙날. 맑음 옥영경 2009-08-31 99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