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공부 날적이

조회 수 917 추천 수 0 2003.04.15 23:05:00
4336. 4. 15. 불날

현수, 진수, 대련, 병윤이가 오지 않았습니다. 한천(물한계곡 버스 종점)에 불개미가 있는데, 그것을 보러 갔답니다. 한마디로 놀고 싶어 간 거지요. 그래도 참 예쁘지 않습니까, 장난감이나 오락 게임도 아니고, 불개미를 보러 갔다?
요녀석들, 요즘은 슬쩍슬쩍 '나 물꼬 안 다닐거야', '내일부턴 안 다닐거야'라는 말을 합니다.
그러곤 희정샘이나 저의 눈치를 살핍니다. 반응을 보는거죠.
그러거나 말거나 무시합니다.
요녀석들이 어떻게 나올지 좀더 두고볼 일입니다.
기현이도 오지 않았습니다. 어머님이 요즘 바빠서 기현이 아침밥을 못 챙겨준다고, 상촌면에 사시는 할머니댁에서 잔다네요. 그래서 아예 돌아오는 통학버스를 안 탔답니다. 와서 같이 공부하고 물한리에서 나가는 버스를 타도 될 듯 싶은데...
오늘은 화요일, '삶가꾸기' 시간입니다. 아이들이 제일 기다리는 시간이지요. 뭐 굳이 '삶가꾸기' 시간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은 수시로 '삶가꾸기'(삽질하기, 땅파기 등등)를 하지만요.
각자 학교공부를 하다가 둘러앉아 잠깐 하고싶은 얘기 나누고,
"자 그럼 모두 손에 장갑 끼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이들 후다닥 뛰어나갑니다.
삽, 괭이, 호미, 등 땅 팔 수 있는 것은 모두다... 오늘은 땅 파는 걸 끝냈습니다. 그리고 수레로 흙이며 돌도 나르고. 조그만 여자애들이 힘들다하면서도 팔짝팔짝 뛰어다니며 돌을 담아 나릅니다.
애썼다고, 오늘은 끝나고 간식을 또 줬습니다. 물꼬에서 먹는 간식이 아이들에겐 참 별미입니다.
"물꼬에서는 뭐도 해 주는데..."
"물꼬에서는 뭐도 해 주는데..."
"그럼 물꼬 가서 살어!"
"그래, 살거야!"
요즘 아이들과 어머님의 대화랍니다.^^;;
우리 야전 특파원 영숙샘의 보고입니다.^^
(모르시는 분을 위해서, 영숙샘은 물한리 사시는 분입니다. 저희 방과후공부를 도와주고 계신데, 아이들을 참 잘 만납니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 아이들과 꽃이름 쿵쿵따를 했습니다. 낱말이 딸린 아이들이, 나무도 하자, 풀도 하자, 하더니 열매도 하잡니다. 그러니까 감도 되고, 감나무도 되는 거지요.
그것마저 딸린 애들이,
"통나무! 쿵쿵따!"
"죽은 나무! 쿵쿵따!"
"썩은 나무! 쿵쿵따!"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물꼬를 다녀간 박상규님의 10일간의 기록 [5] 박상규 2003-12-23 142259
299 잘 도착했습니다:) [1] 유진 2021-03-02 2977
298 잘 도착했습니다~ [1] 문정환 2020-08-15 2978
297 경부선하행시간표가바뀌었는데.. [1] 석경이 2008-07-15 2979
296 책 ‘부모되는 철학 시리즈’(도서출판 씽크스마트) 물꼬 2018-08-23 2979
295 잘 도착했습니다. [1] 진주 2021-02-28 2980
294 빈들모임 최고! [1] 진주 2022-10-24 2982
293 [답글] 어엇~? 이제 되는건가여? 테스트 2006-10-26 2983
292 왔다갑니다 ㅎㅎ image [1] 제주감귤 2021-02-05 2988
291 2기 방학캠프 참가자 추가모집 및 1기, 피스로드 마감 안내 image 피스 2011-12-01 2990
290 봄 날씨가 너무 좋네요 [1] 필교 2021-04-18 2992
289 무더운 여름 잘 지내고 계시죠? [1] 까만콩 2021-06-28 2993
288 잘 도착했습니다. [1] 혜지 2021-07-01 2993
287 사유의 바다를 잠식한 좋아요 버튼_폴 칼라니시의 [숨결이 바람될 때] 에세이 imagefile [1] 류옥하다 2018-06-06 2994
286 잘 도착했습니다! [2] 윤희중 2022-06-27 3004
285 20220625 [2] 박소영 2022-06-26 3011
284 154번째 계자를 마치고 온 아들을 보며.... [3] 느티나무 2013-01-11 3015
283 [펌] 쓰레기를 사지 않을 권리 물꼬 2021-02-19 3017
282 잘 도착했습니다~ [1] 용균 아빠 2012-08-17 3024
281 무사히 잘 도착했습니다. [1] 임채성 2023-07-30 3026
280 Tira-mi-su! [3] 진주 2021-05-31 303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