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물꼬 식구 여러분.
상범샘, 희정샘, 머얼리 물건너 계시는 옥샘. 기락샘, 그리고 예쁘고 씩씩한 하다.
언제가 혹시나 한번쯤 얼굴을 봤을 법한 몇분의 품앗이 일꾼들.
그리고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물꼬에 관심을 갖고 있는 품앗이 일꾼들...
물꼬에 품앗이 갔던 후배 민달이, 딱지,...
얼굴은 본 적이 없지만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새끼일꾼, 민우, 운지, 수진...
새끼일꾼의 글 속에 등장하는 많은 새끼일꾼들.
그리고, 물꼬에 아이들을 보낸 아이들 어머님..성택이 어머님. 강무지 어머님..(뵌 적은 없지만^^)
모두 모두 안녕하세요. 오늘은 윤동주의 '하늘과 구름과 바람과....' 시처럼 이름을 하나씩 모두 불러보고 싶습니다.
이름을 적으면서 이름마다 얼굴이 떠오르고 얼굴본적 없은 이들은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이제 "임씨아자씨"라는 별명을 떼고, "햇살아빠"로 별명을 고치구요.
이야기를 쓰기 전에 먼저 안도현의 "그대에게 가고 싶다"라는 시를 한편 적어둡니다. 연애하게 되면 꼭 한번쯤은 읽거나 쓰게될 시니까 새끼일꾼들도 꼭 한번 읽어보세요.

그대에게 가고 싶다
- 안도현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 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별이 들거든
긴 밤 어둠 속에서 캄캄하게 띄워 보낸
내 그리움으로 여겨다오
사랑에 빠진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그리움 하나로 무장무장
가슴이 타는 사람 아니냐

진정 내가 그대를 생각하는 만큼
새날이 밝아오고
진정 내가 그대 가까이 다가가는 만큼
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리하여 마침내 그대와 내가
하나되어 우리라고 이름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온다면
봄이 올 때까지는 저 들에 쌓인 눈이
우리를 덮어줄 따뜻한 이불이라는 것도
나는 잊지 않으리

사랑이란
또 다른 길을 찾아 두리번거리지 않고
그리고 혼자서는 가지 않는 것
지치고 상처입고 구멍난 삶을 데리고
그대에게 가고 싶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할 신천지
우리가 더불어 세워야 할 나라
사시사철 푸른 풀밭으로 불러다오
나도 한 마리 튼튼하고 착한 양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다 읽어보셨나요?
싯귀..
"오늘은 하늘도 맨 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중간쯤에 있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햇살이가 태어났습니다. 딸입니다.
어제지요. 2003년 5월 7일 오전 11시 37분. 3.48kg.
햇살엄마의 힘찬 기합소리와 함께 햇살이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햇살이에게는 하늘이 맨 처음 열리는 날입니다.
그리고는 옆에 있는 세면대를 거쳐 "금방 행구어낸 햇살이 되어"
저에게로 왔습니다.

분만대기실에서부터 분만실까지, 햇살이와, 햇살엄마와 햇살아빠는 8시간 30분동안 온몸에 땀을 흥건하게 적시고 새로운 세상을 만났습니다.
안도의 한숨과 놀라움, 감동...
햇살이와 햇살엄마는 건강하구요. 햇살이는 햇살아빠처럼 코도 크고, 발도 평발이고, 햇살엄마처럼 손가락 발가락이 아주 길답니다.
안닮았으면 했던 것들이 그대로 닮아서 아쉽기도 하지만, 닮았다는 것이 큰 감동을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햇살이네는 내일 병원을 나와 햇살이 할아버지댁으로갑니다.
아직도 꿈꾸든 듯한 햇살아빠는 오늘 오후에서야 겨우 한숨을 돌리고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종종 햇살이 소식을 가지고 물꼬에 들르겠습니다.
올 가을쯤에 햇살이 데리고 물꼬에 겸사겸사 나들이도 가야겠고요.

아이 이름이 정말 "햇살"이냐구요?
네. 현재까지는 10달동안 불러온 이름 그대로 "햇살"이라고 할 생각입니다.
맘 같아서는 "햇살밝은아침"이라고 지어주고 싶지만 주위의 만류를 이겨낼 것 같지는 않구요. 옥샘께서 좋은 이름 추천해주시면 또 고민해볼렵니다.

햇살이도 한 마리 튼튼하고 착한 양이 되어
모두에게 가고 싶습니다.
올해가 양띠해거든요.^^

허윤희

2003.05.10 00:00:00
*.155.246.137

성균샘 새끼가 태어 났군요. 정말 예쁘겠어요.글을 보니 눈에 넣어도 안아플 듯하군요. 정말, 정말 축하합니다.

신상범

2003.05.10 00:00:00
*.155.246.137

구박하던 후배가 아빠가 됐다하니,
마음 참 싱숭생숭합니다.
물론 참 많이 축하하지요.
근데, 저만치 성균이가 가버린 듯한...
옆에 있어 언제나 콱 줘 박을 수 있을 것 같았던 그 성균이가...
햇살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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