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글] 안녕하므로

조회 수 870 추천 수 0 2003.05.11 17:02:00
푸하하,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이녀석아.
희빈이의 언니 희수,
은빈이랑 지윤이랑 그 먼데서 전철 타고 글쓰기 하러왔던.
내가 도저히 게까진 못가겠다 하니
니들이 동교동 철길 가까지 왔던.
"한 여름이었지요"
너들이 엮은 글모음도 생생하구말구.
그것 뿐이더뇨.
연극터 3기에선 네 모둠이 공연을 했더랬는데,
그 가운데 너들 모둠 제목이 "왜"였다.
(어, 혹 기억이 틀리기라도 하면...)
전쟁이 얼마나 사소한 싸움에서 벌어지더냐,
전쟁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행동이더냐,
결국 평화에 대한 바램을 담았던.
여기서 반전시위에 나가던 중에도,
그리고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고 있는 동안에도,
나는 자주 그 연극을 떠올리기도 했다.

너희도 너희지만
어머님들 또한 선명하다, 아주.
전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옆모습만을 보았더라도
너들 어머님인줄 알만치.
얼마나 고우신지.
은빈이네 어머니, 지윤이네 어머니, 희수 희빈이네 어머니.
아, 그래,
류옥하다가 태어나서 한참을 잘 덮었던 이불도
바로 너들 어르신들이 보내주셨더랬다.

희수네 꼬마 동생도 학교 들어갔겠다.
마음만 그랬더랬다,
그 아이 선물 하나 마련해야지 했던 게.
그러고는,
지윤이에게서 미국엔가 어딘가로 이사를 갔단 얘기도 들었던 듯 한데...

기억은 늘 꼬리가 길다.
하하,
글쓰기에서 지윤이었나 누가 무슨 얘기 끝에,
"선생님한테 사달래자(아마 아이스크림 정도였겠지)."
그랬는데, 나머지 녀석들이 다 달겨들어
"물꼬 샘이 돈이 어딨냐, 있으면 학교 세우는데 쓰게 모아야지."
다그치는 통에 그 녀석 아마 혼깨나 났댔지.

글쓰기 마지막 수업즈음이던가,
아님 니들이 따로 놀러 한 번 왔던 때던가
같이 신촌 지나 신수동이던가에 책을 사러 갔던 길도 떠오르네.
그래,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을꼬...

고맙다. 잊지 않아 주어 고맙다. 소식 주어 고맙다.
어른들께도, 다른 녀석한테도 꼭 안부 전해도고.
어디에 있건 얼마나 네가 곧을 지, 고울 지를 안다.
네가 얼마나 괜찮은 이인지를 스스로 잘 알길.

너의, 너희의 선생일 수 있었던 것도
내가 지닌 복 가운데 큰 자리임에 틀림없다.

; 시카고에서, 어, 세시가 넘은 한 밤일세.


┃와 ~ 벌써 6년이나 지났네요..
┃저 기억못하시겠지만
┃연극터3기했던애에요ㅎ
┃정말 우연으로 인터넷 돌아다니다가
┃이 홈페이지 보고 기억이 나서 왔지요~
┃정말 내년이 2004년이네요
┃우와, 그때는 정말 멀게만 느껴졌었던 2004년이었는데
┃벌써 이렇게 되버렸네요,
┃그때 어린 나이에 친구들끼리 지하철 타고다니는 재미로
┃다녔었는데, 아마 신촌이었죠?
┃근데 지금은 옮기셨나봐요^^
┃옥영경 선생님 애기 낳으신지 얼마 안되었을때가
┃마지막 만남이었던거 같은데
┃우와_ 사진보니까 많이 컸더라구요.. 이름이 하다였던거 같은데^^
┃특이하기도 하구 이쁜이름이기도 해서 기억하구 있죠~
┃옛날엔 정말 많이 놀러가고싶었는데
┃처음엔 그냥 생각만 가지구 있다가
┃막상 가려니까 이젠 용기가 없네요 기억못하실까봐ㅎ
┃홈페이지 찾을수 있어서 정말 기쁘네요~
┃앞으로 많이 놀러와야지^^
┃저 기억 못하셔두 반겨주셔야 되요^0^


이희수

2003.05.14 00:00:00
*.155.246.137

^^ 다 기억하시네요, 정말 기쁘다캬캬
많이 올께요, 선생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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