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공부 날적이

조회 수 864 추천 수 0 2003.05.12 21:52:00
4336. 5. 12. 달날

드나들던 아이들이 이제 좀 정리가 됩니다.
1학년 주리, 2학년 상연이, 3학년 유진, 연지, 해림, 4학년 무연이, 5학년 수진이, 6학년 민근이, 기은이, 기현이, 상익이. 이렇게 열한 명입니다.
분위기도 좀 잡혀서 이제 덜 정신없습니다. 물론 오늘도 유리창을 하나 깼지만요.
사이가 많이 좋아진 무연이와 민근이는 오늘도 서로 장난치다, 톡톡 치던 것이 툭툭 때리게 되면서 싸웠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얘기가 끝난 후에, 화해하고 싶다해서 서로 미안하다고 얘기도 합니다. 놀랍습니다.
애들이 들어오면서부터 내내 내일 소풍간다 합니다. 와 좋겠다. 저도 소풍 따라 가고 싶습니다. 전학년이 청주로 가서 1, 2, 3학년은 청주과학관으로 가고 4, 5, 6학년은 고인쇄 박물관으로 간답니다.
제가 국민학교 다닐 때는 정말로 마을 뒷산으로 소풍 갔는데... 전 학년이 아침에 교장선생님 말씀 듣고, 전학년이 두줄로 서서 산으로 올라갔지요. 어머님들도 나오셔서 잘 다녀 오라고 얘기도 하시고 얼마간 따라 올라 오시기도 하고, 어떤 어머님들은 같이 가시기도 하구요. 가서는 보물찾기나 반별 오락보다 애들과 솔방울 던지고 잡기놀이 했던 게 더 재밌었지요.
소풍 전날 밤은 정말로 신나서 잠을 못 잤는데, 지금 생각해도 너무 웃기고 그 설레던 맘이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정말 너무 설레서 어쩔 줄을 몰랐는데... 어머님이 천 원, 혹은 이천 원을 주시면 그걸로 가게에 가서 먹고 싶은 걸 사 왔더랬지요. 우린 삼형제였으니, 삼형제가 같이 가서 각자 먹고 싶은 걸 골랐지요. 그때 빠지지 않던 게, 사이다, 쌕쌕, 낙타가 그려져 있던 오리온 카라멜, 똘이장군 소세지, 가나 초콜렛 같은 거였습니다. 거기다 도시락과 삶은 달걀, 물을 챙겼지요.
애들한테 가방에 뭐 넣어가냐 물었더니, 달걀, 쓰레기 넣는 봉투, 음료수, 과자, 휴지 뭐 이런 걸 말하네요. 그러고 보니, 내 어릴 땐 휴대용 휴지같은 건 몰랐는데... 그냥 옷에 쓰윽-.^^
저학년 애들은 풍물을 치러 강당으로 가고, 고학년 애들은 과학을 했습니다.
과학의 5월의 주제로 '물'을 하기로 했다는 건 저번에 말씀드렸지요?
고학년 애들은 그 첫시간으로 우리가 궁금한 것을 모두 한번 적어봤습니다. 역시 고학년들이라 물은 어디로 흘러요, 물은 왜 안 잡혀요 같은 건 안 궁금해 하대요. 대신에 물이 투명한 까닭, 얼면 부푸는 까닭, 바닷물이 짠 까닭, 그런 거.
그 중에 우리가 같이 탐구할 것들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 오늘의 과제로, '물을 가득 채운 컵에 종이를 덮고 뒤집기' 실험을 했습니다. 어디서 이런 실험을 하는 것을 봤나 봅니다.
실험을 하면서 점점 곁가지가 쳐 지는데요, ① 처음엔 물을 가득 담고 했다가, ② 물을 반만 채우고 했다가, ③ 물 없이 젖은 종이를 덮었다가, ④ 물 없이 마른 종이를 덮기도 했지요.
그랬더니 물 없이 마른 종이 덮은 경우는 종이가 떨어지고, 나머지 경우는 모두 종이가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⑤ 마지막으로 우리 민근이가 젖은 종이에 구멍을 뚫어 물 없는 컵을 덮었는데 종이가 떨어집니다. 거 참, 재밌데요.
일단 물에 접착력이 있다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뭔가 공기와 관련이 있다고도 의견을 모았지요. 다음 시간에 이어서 하기로 했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물꼬에도 과학실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뭐 간단하게 물과 불을 쓸 수 있고, 다양한 컵들이 있고, 현미경도 하나 있고, 뭐 그런...
애들 내일 소풍 가는 게 내내 부럽습니다. 대신 내일은 애들이 오지 않습니다. 모래 애들이 오면 어땠는 지 물어봐야겠습니다.

상연이랑 해림이가 싸웠는데, 해림이가 열심히 청소하고 있는데 상연이가 쓰윽- 빗자루로 저지레를 쳤나봅니다.
한참 지난 후에 현장에 없었던 희정샘이 상연이에게 물었댔지요.
"왜 싸웠어?"
"제가 먼저 잘못했어요."
상연이, 너무 이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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