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을 더는 일이었네.

90일 수행기간 동안 문을 닫아거는 달골 창고동,

수돗물은 다 뺐지만 화장실은 어쩌나.

욕실에는 히터를 들여놓아 5도 이하로 해두어도

지난해 아주 놀랄 만한 수치였다, 전기료가.

그럴 수도 있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터지고 공사하고 마음 쓰고 돈 쓰는 그 과정 대신

전기료를 내겠다고 생각했던.

하지만 너무 과하더라.

물을 다 빼도 보이지 않는, 변기 안쪽으로 남은 물이 문제.

언젠가는 그 물로 변기가 깨져 교체 공사를 했더랬다.

올해는 다른 방법을 또 찾아보지.

석유 자바라(주름펌프?)로 쏙쏙 물을 빼보았네.

이런 일도 이 멧골의 지겨운 겨우살이라 여기지 않고

새로운 방법을 찾게 하는 창의적인 일로 생각키로.

 

사이집 수도계량기 보온용으로

학교에서 커다란 고무통을 들고 가 엎어는 놓았는데,

땅과 통 사이 틈이 보이는 거라.

며칠 전엔 거기 보온재를 넣기도 하였으나

그래도 영 개운하지 않은 마음이었다.

오늘은 흙을 긁어 가장자리를 덮는다.

마침 날이 푹하다.

낮기온이 무려 13도까지 오른.

딱 이 일하라고 날이 그런 걸로 생각는다.

해놓고 나니 이런! 줄이 좀 비뚜네.

이왕이면 집 선과 나란히.

발로 몇 차례 한 쪽을 꽝꽝 차서 발루고

다시 흙으로 여미다.

 

기차표를 끊었다.

물날 저녁 서울에서 약속이.

시작은 물꼬 학부모로서의 인연이나

좀은 사적이기도 한, 벗에 가까운 이를 만난다.

20년 만이다.

사실 그 20년 전은 그저 얼굴만 본. 그것조차 생각도 제대로 안 나는.

그렇다면 거의 첫 만남.

올 한해 메일과 문자가 여러 차례 오갔다.

첫 만남을 두고 문득 그런 생각 드는 거라,

나는 어떤 사람인가!

선한 사람은 맞는가가 내게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는 생각.

그러한가, 그러한가, 그러한가...

 

이번학기 밖에서 어른들과 하는 수업 하나 갈무리 하는 날.

다음 주에 가벼운 뒤풀이가 있긴 하나.

물꼬를 중심으로 만나는 이들과는 다르게

다른 지역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계층의, 나이 역시 폭이 컸던 집단이었다.

그 사람들을 관찰하며 이 시대를 읽기도.

여러 마음들이 오가는 것도 보았는데, 내 마음도 그러하였는데,

역시 나이 먹는 일도 마음 키우며 사는 일이란 생각.

날마다의 수행이 그래서도 필요하더라.

오늘 마음은 오늘의 수행에 기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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