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해리공부방 날적이

조회 수 1070 추천 수 0 2003.10.02 20:54:00
4336. 10. 2. 나무날

학습지 한다고 못 온다던 진아가 왔습니다. 그냥 왔다 합니다.
"아이구, 잘 왔다. 잘 왔어."
물꼬 샘들이 다들 이구동성으로 진아한테 말했습니다. 왕진이랑 형주는 학습지한다고 안 왔구요.
오늘도 애들이 늦게 왔습니다. 오늘도 요가와 명상이랑 옛이야기 들려주기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뭐, 버스 기사 아저씨께서 물한리에서 볼 일이 있어, 20분이나 늦게 왔답니다. 아이 참, 기사 아저씨는 버스 세워놓고 도대체 뭐 하셨담...

"교장선생님, 제가 왕진이 형아랑 형주 형아랑 상남이 형아 몫까지 다 할게요."
요가하는데 형민이의 한마디였습니다. 그저께 안 온 누나 몫까지 다 한다고, 너무 잘한다고 왕진이한테 했던 교장선생님 말씀있죠? 그거요. 그 말을 기억하고 있었나 봅니다. 그런데 그러고나서 형민이가 너무 잘하는 거 있죠? 정말 평소엔 잘 안했는데... 너무 웃겼습니다.

참, 요가 하기 전에 오늘도 주리랑 해림이 데리고 수학 공부하는데, 해림이는 교장 선생님이랑 하고 주리를 진아와 민근이가 가르쳐줬습니다. 언니, 오빠들이 동생을 가르치는 것! 이게 또 물꼬 공부의 한 특징 아닙니까. 그런데 가르치던 민근이가 답답했던지,
"야, 내가 해 줄게, 내가."
그러더니 자기가 공책 끌어당기고 막 푸는 거 있죠? 역시 성질 급한 민근이... 그래도 그 모습이 정겹습니다. 또 오늘은 애들이 다들 여기저기서 책 펴놓고 무슨 숙제를 하는 지 엄청 학구적인 분위기를 풍깁니다. 애들은 분위기를 잘 타는데, 아마 해림이랑 주리랑 공부하고 있으니 그랬나봅니다.

진아네서 온 고구마를 간식으로 먹었습니다.
상범 : 얘가 진아네서 온 거야.
민근 : 어떻게 와요?
상범 : 지가 걸어서 왔지?
민근 : 에- 어떻게 걸어와요?
상범 : 정말이야. 팔이랑 다리랑 다 있었는데, 팔다리는 떼고 쪄 온거야.
민근 : 어디 보여줘 봐요.
상범 : 벌써 버렸지.
옆에서 희정샘과 진아는 학습지를 어떤 식으로 공부하는 건지, 학습지 하는 시간을 옳길 수는 없는지, 학교에서 맨날 그렇게 늦게 와야 하는 건지, 뭐 그런 얘기로 수다를 떨면서, 가끔 해림이가 끼어들면서 고구마를 먹고 있습니다.

간식도 먹고 나서 주리랑 상연이랑 열심히 청소도 하고, 둘러앉아 노래를 배웠습니다. 지난 시간에 다 못 배운 '버들붕어'.
하루재기를 하는 데, 다들 오늘 공부를 못해 아쉽다고 합니다. 그러게요. 이번주만도 벌써 두 번이나 늦게 와서 공부를 못 했네요. 아쉽습니다.
상연이는 잊지 않고 강아지 키우는 계획서를 들고 왔습니다. 애들이 강아지를 너무나 갖고 싶어하길래, 강아지를 어떻게 키울 건지 계획을 잘 세워오면 그걸 살펴보고 강아지를 줄 지 생각해보겠다고 했거던요. 근데 다른 애들은 다 잊어버리고 있는데 상연이만은 잊지 않고 오늘 계획표를 들고 왔습니다. 근데 그 계획표가
"이름 블랙
아침에 밥주기 점심은 할머니가 주고
놀아주기 내가 저녁 주고 잠 재우기"
상연이는 너무나 강아지를 갖고 싶어합니다...

석현에 민근이 데려다주고 내려오는데, 오늘은 애들이 학교에 가만히 있지 않고 다들 먼저 내려가고 있습니다. 좀 내려가다 하다랑 두용이 태우고, 좀더 내려가다 진아 태우고, 좀더 내려가다 해림이 태우고, 좀더 내려가다 무연이 태우고, 좀더 내려가다 상연이, 형민이 태우고, 좀더 내려가다 주리 태우고. 무슨 버스 같았습니다. 그리고 가면서 쿵쿵따를 했지요.
상범 : 자우림 쿵쿵따
형민 : 임창정 쿵쿵따
진아 : 정발산 쿵쿵따
두용 : 아싸! 산역뀌 쿵쿵따 샘 못하죠? 탈락!
상범 : 뀌? 뀌..... 아! 너희들이 뭘 모르는구나. 물꼬에서는 뒤에 사람이 말 못하게 하면, 그
앞사람이 탈락하는 거야. 예를 들어 지금처럼 내가 말 못하게 하면 두용이가 탈락하는 거지.
두용 : 아아아 그런 게 어딨어요?
상범 : 여기! 이게 물꼬식 쿵쿵따야.
두용 : 없어요. 텔레비젼에 쿵쿵따 보면 그런 식으로 안해요.
상범 : 나는 텔레비젼 안 보기 때문에 텔레비젼 얘기하면 소용 없어.
두용 : 얘기 안 했잖아요.
상범 : 지금 얘기했잖아. 이제부터 그렇게 하자. 자, 유자차 쿵쿵따
형민 : 차냄새 쿵쿵따
두용 : 차냄새가 뭐야, 차향, 차향기 그렇지
상범 : 왜, 차냄새라고도 해. 그게 차향기잖아.
(내내 퉁퉁거리면서도 또 곧잘하는 두용이....)
......
두용 : 대나무 쿵쿵따
상범 : 무다리 쿵쿵따
형민 : 이냄새 쿵쿵따
두용 : 와아- 또 냄새야, 차냄새, 이냄새!

돌아가는 물꼬 차 안 풍경입니다.^^

진아

2003.10.03 00:00:00
*.155.246.137

매일 집에 갈때 차 안에서 쿵쿵따 하면 좋겠다... 그런데 물꼬식 쿵쿵따는 쪼메 어렵더군요... 그냥 쿵쿵따를 하면 좋을 텐데

진아

2003.10.04 00:00:00
*.155.246.137

선생님 그리고 고구마 저희집게 아니라 상남이네 거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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