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27.물날. 맑음 / 등교개학

조회 수 270 추천 수 0 2020.08.12 11:42:41


 

오늘 아이들이 와!

나는 정토, 극락, 천당이 다른 데 있다고 생각지 않음.

아이들과 뜨겁게 오늘 한 생도 살겠음!’

이른 아침, 한밤에 들어와 있던 문자 하나에 답을 달다.

 

모두 긴장했다. 코로나19를 뚫고 등교개학.

이번학기 물꼬가 지원하고 있는 제도학교는

면소재지에 있는 작은 학교라 전교생이 동시에.

학교버스로 데려오는 과정에 샘들도 동행했더랬다.

긴 맞이시간이었다; 발열체크.

거리 지키기, 마스크 하고.

아직 없던 구조 앞에 모두 어수선했더랬다.

1학년에 자폐아가 있어 1교시는 통합교실 지원.

2교시는 특수학급에서 이루어져 본교샘과 연합수업.

3교시는 본교샘이 4년 수학을,

4교시 46년 국어 수업은 내가.

도서관으로 아이들을 데려갔다.

손풀기를 하고 책 구경을 하고 말하기, 그리고 갈무리.

동화책을 많이 쓰려하지. 책만 잘 읽어내도 충분한 국어공부일지라.

왠지 교과서는 좀 재미가 떨어지는. 뭐 내 생각일 수도.

 

어제 마음을 내고 아이들맞이 유리창 청소를 같이 해준 한 분께

이른 출근 뒤 낸 짬에 소통메신저 몇 줄.

어제 애쓰셨습니다. 훌륭하셨어요!

같이 일을 해보면 그가 일을 잘하든 못하든

사람을 보게 되어요.

선생님이 어제 제게 또 마음씀을 가르쳐주셨잖아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아침.

샘이 참 좋음요 :)’

 

특수학급에 화분 하나 배달되었다.

등교수업을 축하하는 건가 했더니

! 내 이름자다.

물꼬 논두렁 한 분으로부터 왔다.

뭘 굳이 여기로 보냈는가, 주말이면 물꼬 들어가는 걸...

아마도 빨리 인사 하고팠던 모양.

출간한 책의 따끈함이 식기 전.

 

교사인 물꼬의 품앗이 샘로부터 온 상담전화.

한 여학생이 성폭행 사건에 피해자인데

그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다.

그 현장에 있는 이가 더 잘 알지, 내가 또 무슨 말을 딱히 하나.

하지만 우리는 사람 일반에 속해 있으므로

사람살이에서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을 것.

무엇보다 그 품앗이의 선함을 알지.

그 아이에 대한 애정을 붙들고 스스로 답을 구하라 했네.

우리가 누군가를 위해 애쓴 마음은 그에게 분명 닿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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