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해리공부방 날적이

조회 수 870 추천 수 0 2003.10.16 21:47:00
4336. 10. 16. 나무날

상촌 초등학교 음악 선생님께서 아이들과 같이 왔습니다. 궁굼해서, 구경하려고 오셨다네요.
마침 이를 뽑아서 저는 아무 말도 못하고 있고 교장샘이 은행도 굽고 차도 타서 대접하였지요. 그러느라고 늦게 시작했습니다.

요즘 아이들의 마음을 키워줘야겠다고 단단히 결심하신 교장샘, 요가하기 전에 옛이야기와 또다른 얘기를 하나씩 해주십니다. 오늘의 중심생각은 '나에게 진정 소중한 것'. 아이들에게 자기한테 제일 소중한 게 뭐냐 물었더니, 텔레비젼요! 컴퓨터요! 일색입니다. 교장샘은 힘든 감옥생활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살면서, 감옥에서 맞는 성탄절에 각자 귤 하나와 직접 만든 숟가락 하나를 선물로 주고받았던 두 남녀가 자유의 몸이 되고 나서도 해마다 성탄절이면 숟가락과 귤을 주고받았다는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두 사람한테 정말 소중한 귤과 숟가락 이야기죠. 그런데 걱정 많은 우리 무연이...
"그렇게 오래 있으면 귤이 썩잖아요."
"해마다 귤은 새로 사야지. 숟가락은 그대루라두." 친절히 대답하는 교장샘!

명상을 하는데 상연이가 방귀를 뀌었습니다. 근데 곧이어 또 뀌었습니다. 저런....
"우리 저 쪽으로 가 앉자."
교장샘이 아이들을 몰고 가고, 아이들은 나도 뀌었는데, 나도 뀌었어 하며 말하고 있는데, 괜히 상연이가 얼굴이 달아올랐습니다. 고개를 푹 숙이고.... (근데 냄새가 아주 고약했습니다. 휴우-)

간식은 주리네서 온 고구마입니다. 밤고구마도 아닌 것 같은데, 되게 맛있습니다. 김치 하나씩 척척 걸쳐서 먹었습니다. 다 먹고 난 자리는 해림이랑 상연이가 다 치웠습니다.
형주, 형기는 눈높이 한다고 안 오고, 상촌에서 만난 왕진이는 놀고 싶어서 못 간다 했지요. 진아는 열심히 시험 준비하느라 못 오고... 진아가 보고싶습니다.
두용이랑 민근이는 사이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저들 사이에서 뭔가 조율이 이뤄진 것 같습니다.
민근이를 데려다주려고 차에 타려면 어김없이 뒷 트렁크에 숨어있는 다른 아이들. 오늘도 어김없이 주리랑 두용이랑 무연이가 숨어 있습니다.
"얘들아, 그렇게 가고 싶냐, 숨어있지 말고 의자에 바로 앉아 가자!"
물론 오늘도 달린 아이들이 있습니다. 해림이와 하다, 상연이와 대원이와 형민이... 형민이는 그 불편한 다리로 언제 그렇게 멀리 갔나 모르겠습니다. 장장 1.9㎞!

진아

2003.10.17 00:00:00
*.155.246.137

음악선생님도 가시는줄 알면 나도 갔어야하는데 말이에요... 정말로 시간내서 한번 갈께요... 시험끝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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