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해리공부방 날적이

조회 수 939 추천 수 0 2003.10.20 23:55:00
4336. 10.20. 달날

한창 옥상 방수공사를 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들어왔습니다. 지금 학교는 학교 안에서 위치이동을 하느라 한창 정신이 없구요, 창환샘이 어제 도와주러 오셔서 오늘 같이 사택 옥상 방수공사를 하고 있었거던요.
내려가야겠다 하고 있는데, 교장선생님이 들어오셨습니다. 옳거니, 잘 됐다 하고 더 작업을 했지요.
그래도 뭐 아이들과 같이 있는 거나 진배 없습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고함 소리, 그리고 울음소리와 싸우는 소리는 멀리 사택까지도 다 들리더군요.
"어딜가나 말썽꾸러기는 다 있네요."
같이 일하시던 창환샘의 한마디입니다.
"애들이 다 그렇지요."라는 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창환샘의 또 한마디,
"나는 무지 얌전했는데..."
믿어야할지 말아야할지...

그래도 일을 다 끝내지 못하고, 창환샘께 나머지를 맡기고 부랴부랴 내려오니 간식을 먹고 있습니다. 아니 다 먹어갑니다. 상연이와 무연이와 해림이가 열심히 고구마에 김치 얹어서 먹고 있었습니다. 아까 울음소리의 장본인, 상연이 얼굴을 보니 역시, 울음자국이 역력합니다. 옆에서 하다와 주리는 바둑알 가지고 열심히 뭔가를 만들고 있습니다. 둘이서 뭐라고 뭐라고 얘기도 하면서...
고학년은 과학이고 저학년은 그림입니다. 고학년은 기압에 대해서 정리를 좀 했습니다. 실제로 엄청난 기압이 누르고 있는데, 사람은 왜 찌그러지지 않는지, 달에 가면 사람이 어떻게 되는지, 뭐 그런 얘기들도 같이 했지요. 그러면서 무연이, 민근이 얼굴을 찌그러뜨리기도 하고 잡아당기기도 했는데, 고마 이게 놀이가 됐습니다.
"고기압!"
하면서 옆에 사람 얼굴을 누르고,
"달나라!"
하면서 옆에 사람 볼을 옆으로 잡아당기고... 공부와 놀이가 하나가 되고...
궁촌 아이들은 오늘 대원이만 왔습니다. 슬슬 빠지는 아이들이 생깁니다. 물꼬에 다니려면 열심히 올 것. 함부로 다니는 곳이 되지 않게, 잘 얘기해야겠습니다.

집에 가는 길에 오늘 또 사단이 났습니다. 주리와 해림이가 덩달아서 화장실이 급하답니다. 차 세워줄까 했더니, 집에까지 간답니다. 대신에 집 앞까지 태워달랍니다. 근데 공원에 보면 이동식 간이 화장실이 있잖아요? 가는 길에 그 화장실이 하나 있는데, 해림이가 좀 세워달랍니다. 그래서 차를 세워, 해림이와 주리를 들여보냈는데, 주리는 또 소변만 누고 왔습니다. 집에 가서 볼 일 볼거라나요. 네, 그래서 또 주리네 집까지 신나게 달렸습니다. 한번 화장실에 갔다 왔느니, 이 놈의 속이 더 급해졌나봅니다. 주리는 차 안에서 동동 구르고...
근데 정작 차 앞에 세워놨더니 이 주리가 뛰어들어갈 생각 않고 강아지들을 봅니다.
"주리야, 화장실!"
"아, 맞아."
그제서야 어정어정 들어가는 주리. 웃기지도 않습니다.
다시 차에 올랐는데, 뭔가 고소한 냄새가 납니다. 무연이와 상연이와 대원이, 셋이서 뭔가 먹었나 봅니다.
상범 : 어, 무슨 냄새냐?
무연 : 과자요.
상범 : 치사하게 너만 먹냐,
무연 : 나눠 먹었어요.
상범 : 그럼 나도 좀 줘.
무연 : 네, 얼마나 드릴까요?
상범 : 너희들은 몇 개나 먹었는데?
무연 : 세 개씩요.
상범 : 그럼 나는... 음.... 다섯 개. 샘은 크잖아. 그래서 다섯 개 먹어야 돼.
상연 : 어, 선생님 저는 한 개 밖에 못 먹었어요.
상범 : 어, 그래? 그래도 나는 다섯 개 줘. 샘은 크니까, 그게 공평한 거야. 작은 사람은 한 개 먹어도 배부르지만, 큰 사람은 배 안 부르거던. 다섯 개는 먹어야 배 불러.
상연 : 맞아. 그게 공평한 거야. 나는 뚱뚱하니까 많이 먹어야 돼. 형 나도 좀 줘.

진아

2003.10.21 00:00:00
*.155.246.137

요즘은 시험공부로 학생이 많이 빠지는데.... 그리고 형민이 영어대회 끝났어요.... 이제 갈껄요....

일요일에 한번 갈 생각입니다...

형민맘

2003.10.22 00:00:00
*.155.246.137

형민이는 월요일에 병원에 갔었습니다.
항상 늦게 연락을 드리게 되어 너무너무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올 겨울 방학에 다리 수술을 하게 될것 같아요.
그래도 우리 형민이 특별한 일이 없는한 열심히 다니는 모습에
저는 늘 박수를 보낸답니다.
추워지는 날씨에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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