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의 마지막 통신

조회 수 870 추천 수 0 2003.05.23 13:44:00

<우리와 다음>에 보낼 다음달치 동화를 급히 쓰다가 들어왔습니다.
소식지 여는 글도 줄 수 있어야할 텐데...

내일 이른 아침 시카고를 떠납니다.
또 혼자 오래 남아있을 남편이 많이 안됐습니다.
펜실베니아주의 해리스버그로 날아가서 차를 렌트해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은 한 공동체로 갑니다.

한동안 살았다고 인사할 곳도 많고 정리할 일도 많네요.
지난 해날에는 무빙세일을 했지요.
저역시 무빙이며 가라지며 블럭이며 러미지 세일,
세일이랑 세일은 죄다 좇아다니며 필요한 것들을 구했더랬지요.
찾아오는 길(그 왜 우리 행사할 때마다 붙이는 거요)
붙여놓은 발자국이 재밌다고 온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빵을 굽고 사탕도 내놓았더니
정말 잔치같았지요.
다들 신나게들 다녀갔고 덕분에 옷가지 몇 빼고는 죄다 팔 수가 있었네요.
주머니가 두둑해졌습니다.
이곳에 한국사람이 없지도 않은데
이날은 단 한사람도 만나보질 못했군요.

달날에는 왈도르프학교 다녀왔습니다.
1학년 교실에서 죙일 같이 지냈는데,
문화적인 차이는 그 나이를 지나 훨씬 이후에야 드러나는 거 아닌가 싶데요.
꼭 우리 학교에서 아이들이랑 있는 것 같더라구요.
새로온 리키,
안마를 해주던 잭,
내가 잘 못알아먹을까봐 딴에는 열심히 설명을 해주던 맥스,
어데고 이름 자주 불러서
넘들로 하여금 자신을 이름을 기억하게 하는 녀석들 있기 마련이지요, 조수아,
사내아인 줄 알고 있었는데 여자 화장실에서 마주친 사리나,
오래 집을 같이 지었던 콜,
중국인들이 숲을 먹는데 젓가락쓰는 게 정말 이해안된다던 자가네쓰,
엄마 아빠가 인디언이어서 자기 이름이 인디언 이름이라던 아들레,
...
뜨개질을 하는 가운데 죄다 제 손을 보고있던 녀석들,
푸하하, 우리는 맨날 학교에서 하는 건데
속모르는 녀석들 감탄하기는...
아, 얼마나 우리 학교가 그립던지...

어제 오늘은 앞집이고 뒷집이고
인사하고 밥 먹고 선물도 주고 받고...

낼 가면 6월 27일까지 미국 펜실베니아, 버지니아주에서
막 시작한 공동체, 장애인 공동체, 종교 공동체, 오래된 공동체,
네 곳을 돌고 핀란드로 갑니다.
핀란드에서는 3주,
다음은 헬싱키에서 기차타고 모스크바까지 갔다가
사나흘 머물고 한국행,
7월 20일이면 인천공항에 닿습니다.
늦어도 21일에는 영동 우리 학교로 들어가겠지요.

28-31일 필라델피아에 있는 친구네에 잠깐 들리는 때를 빼면
인터넷쓰기도 수월치 않을 듯합니다.

영동의 두레들 애쓰소,
서울의 품앗이들도 욕보구요,
모두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머잖아 봅시다, 우리 영동에서.

; 시카고에서


승아

2003.05.29 00:00:00
*.155.246.137

선생님~ 보고싶어요 >_< (덥썩 +_+)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물꼬를 다녀간 박상규님의 10일간의 기록 [5] 박상규 2003-12-23 120757
238 흔들고... file 도형빠 2004-04-26 856
237 우째 이런일이... [1] 채은규경네 2004-04-20 856
236 시체놀이를........... [2] 도형아빠 2004-04-11 856
235 교주님들을 사랑합니다!!! [1] 발발이엄마 2004-03-30 856
234 입학을축하합니다 [2] 정근이아빠 2004-02-23 856
233 [답글] 저도 생각납니다 옥영경 2004-02-09 856
232 자꾸 생각이 나네요. [1] 강영숙 2004-02-02 856
231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진아 2004-01-30 856
230 옥선생님~! 저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 장경욱 2003-10-09 856
229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3] 운지샘,ㅋ 2003-08-11 856
228 샘들아 [1] 양호열 2003-07-28 856
227 물꼬 여러분! 늘 부럽고 자랑스럽습니다. 김수상 2003-06-27 856
226 서른다섯번째 계절자유학교 선생님들,아해들...♥ 강성택 엄니 2003-05-05 856
225 *^^* [4] 운지. 2003-04-14 856
224 ㅠㅠ... 리린 2003-01-12 856
223 선생님.. 홈피 완성이어요~ 민우비누 2002-08-03 856
222 물꼬 최고 혜원이와 지은이 2002-06-18 856
221 올만입니다. (^-^) 박의숙 2002-06-17 856
220 반가워요 ^^ 배승아 2002-03-16 856
219 꺄르륵 수민이 왔어효^-^ ┗수 민┓ 2002-02-04 85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