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공부 날적이

조회 수 851 추천 수 0 2003.07.14 21:59:00
4336. 7. 14. 달날

들어오자마자, 연지는 숙제 가르쳐달라고 협박합니다. 요즘 연지는 참 이쁩니다. 잘하던 욕도 안하려고 많이 애써, 이제 거의 안 합니다. 그런 변화들은 저희들을 많이 기쁘게 하지요.

오늘은 1, 2학년 보충공부하는 날입니다. 이번주부터 새로 정했습니다. 지금까진 날마다 문제집 복사를 해서 문제를 풀었는데, 이번주부터는 월요일엔 1, 2학년, 화요일엔 3, 4학년, 목요일엔 5, 6학년 보충공부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그 아이에게 필요한 걸 공부하기도 하고, 숙제같은 걸 도와주기도 하고, 필요한 얘기들을 나누기도 하려구요. 특히 상연이는 얼른 한글을 깨쳐줘야겠다는 생각이 컸지요.
상연이랑 주리를 불렀습니다. 열심히 뛰놀던 둘은 웬일인가 의아한 표정으로 옵니다. 상연이는 한글공부, 주리는 수학공부를 합니다. 주리는 덧셈, 뺄셈부터. 주리는 자기가 속으로 계산할 줄 안다 하지만, "8 - 2는?" 하면 "7!" 합니다. "땡!"하고 덧셈, 뺄셈 공부하자 했지요. 그런데 3학년 연지와 해림이가 와서 도와줍니다. 자기들이 선생님이 되는 거지요. 보고 있으면 웃깁니다. 자기네들은 이미 다 아는 내용인데, 이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 지 난감해 하기도 하고,
"이것도 모르냐?" 하며 큰소리가 오가기도 하고,
"배우는 사람이 잘 모르면 그건 선생이 잘못 가르친 거야."
했더니, 딴에도 이해시키기 위해 무지 고민하고...
해림이는 상연이 붙들고 쓰기공부하고, 연지는 주리 붙들고 숫자만큼 색칠하기 합니다. 어, 그러다 큰소리가 납니다. 해림이가 간식 먹고 공부하자 했는데 상연이가 싫어라 했나 봐요.
"상연아, 너 팬티 보여!"
해림이는 얍실한(?) 수법을 썼고 상연이는 화가 났습니다. 그래도 개기는 상연이와 붙잡고 공부하려는 해림이가 서로 밀고 댕기도 하다가 드디어 사태가 커지고 연지와 주리도 해림이 편을 들며 혼자가 된 상연이는 울고불고... 한바탕 폭풍이 휩쓸고 갔습니다. 그래도 누나, 언니가 선생이 된 이 모습이 너무 이쁩니다.

고학년이 적습니다. 민근이와 무연이 단 둘. 참, 둘은 오늘도 싸웠습니다. 아침부터 무연이가 민근이 약 올리며 화를 돋구고, 화가 난 민근이가 씩씩거리며 무연이 때리고, 마침내 무연이 울고... 이젠 정해진 수순입니다. 너무 화가 나 탁구로 결판내자 한 것도 잊었나 봅니다. 어쨌든 두 살이나 많은 민근이를 너무 무시하는 무연이 붙들고 따끔하게 혼내주고,
"근데 너희들 탁구 안 쳐? 싸울 때마다 탁구 치기로 했잖아."
금방 둘 다 울고불고 했는데, 또 탁구치러 갑니다. 탁구 치며 화 좀 풀란 뜻이었는데.... 갔다 온 둘은 잠잠해졌습니다.

고학년은 과학이고 저학년은 그림인데 저번에 만들고 말려둔 탈바가지에 색칠을 했습니다.
기은이가 과학 공부 시간 다 끝나갈 무렵에 왔습니다.
요즘 기은이가 대개 샐쭉합니다. 말도 안 이쁘게 하고... 희정샘이랑 사춘긴가.. 그러고 있습니다. 집에 전화해 볼까, 집에서도 그럴까 그러기도 하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물꼬를 다녀간 박상규님의 10일간의 기록 [5] 박상규 2003-12-23 113306
298 안녕하세요 ^^ [8] 윤희중 2009-07-13 849
297 [답글] 할 수 있어요.... [1] 계원엄마 2009-07-06 849
296 옥쌤, 통화해서 좋았어요 [2] 락키네 2009-05-23 849
295 [답글] 잘 도착했습니다!! 이신명 2009-01-09 849
294 찔레꽃방학 7 file [1] 도형빠 2004-05-31 849
293 가회동 승찬이 어머니!!! 장한나 2004-05-04 849
292 신문을 읽을 줄 모르는 예수 흰머리소년 2004-05-03 849
291 자유학교 물꼬를 가슴에 품다. [1] 황갑진 2004-04-28 849
290 물꼬가 뭐길래 [3] 태정엄마 2004-03-16 849
289 춘삼월 대설이라 [3] 혜린이네 2004-03-05 849
288 입학을축하합니다 [2] 정근이아빠 2004-02-23 849
287 애새끼 문제로 들살이 가족 번개 모임 [7] 정근이아빠 2004-02-17 849
286 해달뫼에서 시작하는 작은 물꼬 생활 [3] 해달뫼 2004-02-16 849
285 물꼬에서 만난 자유 [1] 김진익 2004-02-04 849
284 (한겨레를 사랑하는 시골사람들) 흰머리소년 2004-02-03 849
283 [답글] 저도 생각납니다 옥영경 2004-02-09 849
282 호주에서...... 이세호 2004-01-28 849
281 아이들이 보고싶네요 시량,나영이 아빠 2004-01-17 849
280 샘들 [3] 호열 2004-01-14 849
279 다들 오랜만입니다~~ [5] 조인영 2004-01-10 84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