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1일 방과후공부 날적이

조회 수 850 추천 수 0 2003.07.12 10:39:00
4336. 7. 11. 쇠날

오, 대련이가 왔습니다. 이 녀석, 오고싶을 때만 옵니다. 불렀습니다. 날마다 오면 좋겠다 했지요. 그렇게 가끔 오고 싶을 때만 오는 것은 늘 오는 아이들에게도 좋지 않은 것 같다 했습니다. 한참을 생각합니다. 만화영화도 보고 싶은데... 다른 친구들하고 놀고도 싶은데... 아마 그렇게 재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나를 얻기 위해서 다른 걸 포기할 줄도 알아야겠지요^^. 한참을 생각하더니 날마다 오겠다 합니다. 한번 더 믿어봅니다.
간식으로 수제비를 먹었습니다. 좀 싱거운 듯한데 역시 민근입니다.
"야, 김치 국물 넣어서 먹으면 간이 딱 맞아."
"맛 없을 것 같은데."
끼어드는 무연이, 아, 또 머리 아플라합니다.
한그릇 먹고 놀러갔던 상연이는 역시나 좀 아쉬웠던지 다시 와서 한그릇 더 먹습니다.
무연이랑 민근이랑 앉혀놓고 또 한참을 얘기합니다. 왜 그렇게들 싸우는지...
"싸우면서 친해지는 거에요."
와, 민근이 이제 너스레도 떨 줄 압니다. 그러나 안 속습니다. 어디 한두번인가요. 왜 싸우냐고 하면 둘 다 똑같습니다. 서로 상대방이 먼저 했다 합니다. 둘다 똑같으니, 상대방 핑계되는 거 정말 나쁜 버릇이다 했더니, 이젠 말이 없습니다.
둘 다 말하기는 처음엔 놀려고 하는데 싸우게 된다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 했더니, 한참 뭐라 뭐라 하더니 탁구로 결판을 내겠다 합니다. 그러니까 말싸움이든 뭐든 싸울 것 같다 하는 순간, 탁구 치러 가서 결판을 내겠다 합니다. 도대체 싸움이랑 탁구랑 무슨 관계가 있는지, 뭐 앞 뒤 하나도 안 맞는 아이들입니다. 하지만 재밌겠다 싶어, 그래라 했지요. 이제 둘은 와락 하고 싸우려고 하는 순간, 탁구 치러 달려가겠네요.

영어공부도 하고 나서, 물꼬 공부 하려는 데, 방이 너무 엉망입니다. 놀잇감으로 놀고 나서 안 챙겨서 그런 거지요. 다 불러서 호통을 쳤습니다. 뭐든 놀거나 쓰고 난 다음엔 제자리에 갖다 놓고 정리하는 거라고... 정리하는 거, 참 안 됩니다.

저학년은 과학이고 고학년은 그림인데, 고학년은 민근이랑 무연이밖에 없네요. 기은이는 그림그리기 대회 나갔답니다.
저학년은 열의 전도에 대해서 실험을 하는데, 아 우리 상연이는 롤러보드처럼 생긴 연필깎기에 온 정신이 팔려 있습니다. 그래서 혼이 났지요. 그런데 상연이가,
"선생님 죄송해요. 제가 잘못했어요."
그렇게 또박또박 얘기할 때는 얼마나 미안해지는지... 말 안 들어 너무 속상하다가도 상연이의 이 말 한마디면 상연이한테 너-무 미안해집니다.

한데모임시간에 '자유학교 노래·2'를 수화를 같이 하며 불렀습니다. 느낌이 참 좋은데, 진작부터 좀 할 걸 그랬습니다.
우리 애들이 듣기를 좀 잘하면 좋겠습니다. 놀려고 해도 놀이 방법을 말하는데, 듣지를 않아서 할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한테 늘 얘기하는 것도 '좀 잘 들었으면 좋겠다'입니다.
이제 아이들이 다 집에 돌아갔는데, 아이들이 보고 싶습니다. 오늘은 유독 그러네요. 아마 혼을 좀 많이 내서 그런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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