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늘 벼락같이 덮칩니다.
일상이 늘 바쁜 곳이긴 하지만, 일상이야 뭐 익숙한 종종거림이지요. 시골의 농번기로...
그런데 지난 월요일부터 갑자가 일이 터졌습니다.
감자 캐는 일과 포도 봉지 싸는 일이 겹쳐버렸습니다.
감자 캐는 일이 일정으로 잡혀있었는데,
포도밭을 살펴본 정운오 아버님이 목요일 비 오기 전에 봉지 싸야겠다시대요.
그때가 26일 월요일 저녁... 늦게까지 새터, 달골 포도밭 1500여 평에 약을 다 치신 정운오 아버님의 얘기였습니다.
비상이 떨어졌습니다.
월요일에도 어두워질 때까지 감자를 캤던 우리들은,
화요일에도 새벽같이 일어나 감자를 캐고, 이슬이 걷히면 바로 포도밭에 붙어 봉지를 쌌습니다.
사무실에서는 바깥에 있는 밥알들과 품앗이들에게 급히 전화가 돌아갑니다.
화요일 바로 품앗이 한태석 샘이 학교에 들어오고,
논두렁 홍사숙 님이 사모님과 학교 바쁜 것 어찌 알고 1박2일로 일 도와주시러 오시고
수요일에 정지영, 정승렬 샘, 이광식 밥알님,
목요일 아침에 전승경 밥알님도 속속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우리 대해리 마을 식구들까지.
우리 아이들도 일 시간에 한몫 거듭니다.
월요일부터 오늘 목요일까지 새벽 6시부터 밤 8시까지
감자는 수요일 아침까지 틈틈히 해서 다 캐고, 모두 포도봉지 싸는 기계가 되었습니다. 포도밭에 있으면, 곳곳에서 사각거리는 봉지 소리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오늘 밤에 천둥 번개에 돌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예상된다는 영동 농업기술 센타의 긴급문자 메세지가 있었습니다.
사람의 힘, 거 무섭습니다.
새터 포도밭은 다 싸고, 달골 포도밭도 거의 다 싸갑니다.
정말 벼락같은 나흘입니다.
그리고 정말 고맙고 고마운 분들입니다.
그렇지 않아요?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