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길 비단길이라던가요.
가을 햇살에 부서지는 색이 너무나 고운 길을 따라
아이들 무사히 들어왔습니다.
역사를 빠져나오는 아이들을
희중샘이 바로 맞아 들어왔네요.
이런 단촐한 즐거움도
북적거리는 여느 계자 못잖다고들 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산 아래 밭에 들어 야콘을 캐면서 나절가웃 보냈지요.
물꼬도 처음 심고 거두는 야콘이랍니다.
호미질 좀 했다고 배고프다 김도 빠지지 않은 밥솥 앞을
어찌나 서성이던지요.
“왜 이렇게 맛있게 하시는 거예요.”
“우리를 물꼬에 빠트릴라 그러시는 군요.”
“그러면 저희들 안가요.”
말도 어찌나 예쁘게들 하는지
이런 아들들(그러고보니 모두 남자들이네요)이라면
데리고 살다마다요.
저녁을 먹고 초승달을 등불 삼아 달골에 올라
바로 그 초승달을 몸으로 그려보기도 한 춤명상(명상춤)을 하고
'안에서 하는 술래잡기'로 더그매(다락방)를 온 몸으로 걸레질 하였더랍니다.
여럿 감기 기운들이 있습니다.
하여 일찍 몸을 잘 쉬어주고
낼 한껏 놀아보자고들 하였지요.
열이 많은 녀석도 있어
아이들 방을 들락거리고 있답니다.
예쁜 하루였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