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선택한 물꼬.
아이들이 돌아오는 날 '겨울에도 가고 싶어요'라고 말해주길 바랬는데
영동역에서 만나자마자 딸래미 둘다 '너무 힘들어서 두번은 못갈 곳'이라고 하더이다.
그런데....
돌아오는 차안에서 두번은 갈 수 없다는 그 곳 얘기를 하고 또하고 또하는 겁니다. 아주 신이나서....
그것으로 부족했는지 책을 꺼내더니만 세상에서 노래를 제일 잘 한다는 옥쌤에게서 전수 받았다는 노래를 부르고 또 부르네요.
집에 돌아와서는 남생아~를 부르며 엄마도 동참하라고 강요했답니다.
시간이 지나도 아이의 온몸에 물꼬가 살아있겠구나 싶은게
물꼬를 선택한 엄마의 무모함(^^)이 흐뭇했답니다.
큰딸이 체험학습 보고서를 썼는데....
그 중 민주지산 등반 부분을 읽다가 복사해봅니다.
딸래미가 싫어하려나??ㅎㅎ
6. 눈으로는 민주지산, 내 마음으로는 에베레스트
오늘. 그 특공대원 2명이 숨졌다는 민주지산으로 물꼬는 발걸음을 향했다.
음식, 옷, 물, 수건 등 모든 준비를 착착 끝내고 옷을 잘 입은 후 40분가량 걸어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벌써 지친 우리. 어이구.. 민주지산은 왕복 7시간인데...
그리고 물한계곡에 도착하자 또다시 20분동안 걸어서 입구, 시작지점에 도착했다.
자, 몸을 풀어주고- 옥쌤의 안내를 받은 뒤, 우린 1지점으로 향했다.
많이 어렵진 않았지만 좀 힘이 들었다.
그래도 열심히 걸어서 1지점에 도착^^
다시 몇몇 이야기를 들은 후 2지점으로 향하는데!!
돌이 구르고, 가파르고, 덥고, 습기차고.. 지금까지 자유학교서부터 1지점까지 걸어온 것보다 10배는 힘들었다.
숨이 차고 땀이 줄줄 흘렀다.
하지만 난 포기하지 않았다! 엄마아빠와 친구들의 얼굴을 생각하는 것에 집중하며 산에 올랐다.
2시간 가량 걷고 걷자 2지점에 도착했다.
헉-헉-헉-헉-헉-- 옷은 이미 땀에 젖어 있었고 숨이 가빠 말조차 못 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10분도 지나지 않아 바로 3지점을 향해 산을 올랐다.
헉... 더 힘들었다.
바위는 5배정도 늘어났고, 가파르기도 더욱 가파졌다.
게다가 더 습해졌고, 감기에 걸려있던 나의 두통은 더욱 심해졌다.
집중할 수가 없었다. 나무에 기댔다가 가기도 하고, 눈을 지그시 감아 보기도 했지만
머리에 팽이가 돌듯 계속 어지럽고 아플 뿐..
길은 두 개이다.
하나는 그냥 내려가는 것.
하나는 참고 올라가는 것.
내려가고 싶었다. 쉬고 싶었다.
하지만 반이나 올라왔는데 내려갈 때 힘든 건 마찬가지일 것이다.
두통이 점점 내 머리를 조여오고, 길은 점점 험해지고, 공기는 점점 습해졌다.
헥헥- 숨이 가빠 숨을 들이쉴 여유가 없었다.
난 계속 올라갔다. 쓰러질 것 같이 힘들었다.
악마들의 꼬리가 내 머리를 조이고, 용암과 불이 활활 타오르는 바닥 위에 있는 수레바퀴를 쉬지 않고 뛰는 것 같았다. 나만 지옥에 떨어져서...
구런 상상을 하며 죽을 각오로 올라왔다.
아아- 3지점이다. 3시간동안 올라온 것이다.
후--- 숨을 들이쉬고 털썩 주저앉았다.
5분동안 쉬고 다시 올라갔다.
정상이다!! 울퉁불퉁 커다란 바위와 수많은 잠자리떼가 있는 정상.
멋지고 푸른 경치를 바라보며 땀으로 머릭감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고현아. 장하다! 정말 대견해,,
그리고 얼마나 높으면, 구름이 우리를 감쌌다. 확실히 안개가 아니었다.
우리를 휩싼 그 구름에서 비가 내렸으니까..
환상적이다! 감동적이다!
피로가 풀리며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물꼬 이야기는 이렇게 마쳐야겠다.
비록 눈으로는 1,421미터의 민주지산이지만 내 마음에서는 8,844미터의 에베레스트 산이었다.
우정, 협동, 끈기, 자신감, 용기를 값지고 멋지게, 그 고귀한 땀으로써 알게 해 준 다시는 배울 수 없는 소중한 7시간이었다.
그 뒤에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난 여기서 마치겠다.
내일은 그냥 헤어지기 때문이다.
물꼬! 자연 속의 자유를 맛보게 해 준 소중한 존재다.
자유학교 물꼬는 내 기억 속에, 내 인생 속에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더불어 함께, 스스로, 돌아보는 것을 가르쳐준 훌륭한 선생님이라는 이름으로.
와, 현아 글 잘쓰네요!! :) 그리구 서연아!! 너가 민주지산에서 돌아올 때 쌤한테 초코파이 하나 맡긴거 기억나니? 잊어버리고 못 전해주었네...ㅜ_ㅜ 담에 또 오면 꼭 하나 더 챙겨줄게!! 건강하게 잘 쉬고......^^ 보고싶다!!